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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화를 보내며...
지난 주 델리교회 광고 시간에 김 향화 자매의 귀국을 알리며 담임목사가 격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해외교회에서 오는 성도 반갑게 맞고, 가는 성도 아쉽게 떠나 보내는게 일상의 일인데,
그것도 한 성도의 가정이 떠나는 것도 아니고 교회에는 별로 알려지지도 않은 한 자매가
떠나는데 왜 담임목사가 그렇게 격한 눈물을 흘리는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향화의 어머니는 중국 연변에 살던 조선족입니다.
십년 전 이곳 델리에 있는 한인 게스트 하우스 주방에서 일하기 위해 왔습니다.
델리에 와서 전도를 받고 교회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인게스트 하우스 주방은 바쁘고 피곤하기 그지 없습니다.
향화 어머니는 그렇게 피곤한 중에서 새벽기도에 빠짐없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은 그 달부터 성도의 의무를 다 하겠다고 십일조를 꼬박 꼬박 드렸습니다.
500불 월급을 받아 50불 내는 십일조를 차라리 내지 말라고 말리고 싶었습니다.
향화 어머니는 몇 년 전 한국으로 들어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델리에서 임마누엘교회 다니다 귀국하시는 분들 가운데 담임목사에게 전화하거나
이 메일을 하는 가정은 극히 드뭅니다.
향화 어머니는 새해가 되면 꼭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담임목사 부부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안부 전화를 해 옵니다.
향화 어머니는 델리에 온 그 다음해에 향화를 불러 네루대 일어과에 입학을 시켰습니다.
향화는 조선족이기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고, 중국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중국어가
모국어고, 일어과를 다녔기 때문에 일어를 할 줄 알고, 인도에서 대학을 다니느라 영어를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향화는 네루대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지금까지 성실하게 일해 왔습니다.
이번에 십년 가까운 인도 생활을 접고 일본에 있는 삼성전자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향화는 델리에 와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4년 전에 구르가온 임마누엘교회가 창립이 되자 오전에는 델리 임마누엘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그리고 청년회 임원으로 봉사하고, 오후에는 구르가온교회로 넘어와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해 왔습니다.
향화는 초신자나 마찬가지입니다.
봉사자로서 능력이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적은 능력'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하였도다. 네가 속히 임하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나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계3:8,10)
주님의 약속처럼 향화의 가정에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보면 마치 구약 성경 룻기에 나오는 룻과 같아 진한 감동이 옵니다.
우리 교회에 가장 필요한 봉사요원은 교회학교 교사입니다.
교사 부족으로 여러번 교회앞에 공적으로 광고를 했지만 지원하는 성도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열심히 성경을 가르치고, 설교를 합니다만 이럴 때 공허함을 느낍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통곡하시면서 아무리 선지자들을 보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선지자를 핍박하던 그럼 심정이 됩니다.
향화의 봉사는 그래서 더욱 돋보입니다.
향화는 인도를 떠나면서 두란노 아카데미 건축을 기도하며 한 평 헌금도 하고 갔습니다.
하나님을 믿기에 삶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에 척박한 광야와
같은 인도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느껴져 지금까지 족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많지 않기에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이별은 늘 목사를 힘들게 만듭니다.
향화가 가고 나면 한 동안 허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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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5
